검수에서 실제로 걸리는 표현들, 금지 단어 54개와 문맥 규칙 30개
병원 글을 발행 전에 거르는 검수 엔진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그대로 공개합니다. 가장 많이 막히는 건 최상급이고, 단어만 봐서는 못 잡는 것이 그보다 많습니다.
병원 글을 발행하기 전에 표현을 거르는 검수 도구를 직접 만들어 쓰고 있습니다.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그대로 적습니다.
지금 들어 있는 규칙은 금지 단어 54개, 문맥 패턴 30개입니다. 단어 54개는 심각도로 나뉩니다. 즉시 위험 8개, 높음 30개, 보통 16개입니다.
숫자보다 중요한 건 비율입니다. 단어로 잡는 것보다 문맥으로 잡아야 하는 것이 훨씬 까다롭습니다.
가장 많이 막히는 것은 최상급이다
금지 단어 54개를 규칙 유형별로 세어보면 이렇습니다.
| 유형 | 단어 수 |
|---|---|
| 최상급 표현 금지 | 15 |
| 과장 광고 금지 | 9 |
| 치료 결과 보장 금지 | 8 |
| 환자 후기 광고 금지 | 5 |
| 허위 안전성 주장 금지 | 3 |
| 비교 광고 금지 | 3 |
| 나머지(유일성·부작용·순위 등) | 11 |
최상급이 압도적 1위입니다. 최고, 최우수, 최초, 제일, 유일한, No.1, 국내 최초, 세계 최고, 베스트, 1위, 대한민국 대표. 근거 자료 없이 쓰면 의료법 제56조 제2항에 걸립니다.
원장님이 억울해하시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정말 이 지역에서 처음 시작했는데 최초라고 못 쓰나.” 못 씁니다. 정확히는, 객관적으로 증명할 자료가 있어야 쓸 수 있습니다. 자료 없이 쓰면 걸립니다.
즉시 위험한 여덟 가지
54개 중 심각도가 가장 높은 8개는 이렇습니다.
완치 · 100% · 무조건 · 반드시 낫는 · 확실한 효과 · 부작용 없음 · 부작용이 없는 · 완전히 안전
공통점이 보이실 겁니다. 전부 결과를 약속하거나 위험이 없다고 단정하는 말입니다. 의료법 제56조 제1항이 정면으로 막는 것이 이 두 가지입니다.
이 여덟 개는 문장을 고치는 게 아니라 지워야 합니다. “완치”를 “치료에 도움”으로, “부작용 없음”을 “부작용이 적은”으로 바꾸는 식입니다. 뜻이 약해지는 게 맞습니다. 원래 그만큼만 말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단어만 봐서는 못 잡는 것이 더 많다
여기서부터가 진짜입니다. 금지 단어 목록은 검색해서 지우면 되지만, 문맥으로만 판단되는 것은 목록으로 안 됩니다. 그래서 패턴 규칙 30개를 따로 두고 있습니다. 자주 걸리는 것들입니다.
전후 사진. 비포애프터, 전후 비교, before/after. 시술 전후 사진 광고는 원칙적으로 금지이고 심의 대상입니다.
후기 형식의 글. 후기, 리얼 후기, 생생 후기, 내돈내산, 직접 받아 보니. 형식만 후기여도 치료경험담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특히 “저는 이 시술을 받고 나았습니다” 같은 1인칭 서사는 의료법 제56조 위반 소지가 큽니다. 같은 내용이라도 일반화된 임상 관찰로 서술하면 달라집니다.
체험단 모집과 후기 이벤트. 후기 작성 시 혜택을 주는 구조는 자발적 후기로 오인시키는 기만적 표시광고가 될 수 있습니다. 공정위 시정명령 사례가 있는 영역입니다.
가격과 이벤트. 할인, 특가, 선착순, 사은품, 경품, 1+1, 한정 수량, 지인 소개. 환자 유인·알선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구체 금액과 시술명을 나란히 쓰는 비급여 가격 광고도 심의 대상입니다.
비급여 비용 면제. 검사비·시술비를 면제해준다는 표현은 의료법 제27조 제3항 환자 유인행위 소지가 있습니다.
실손·실비 적용. “실손 적용”, “실비 처리 가능” 같은 표현은 실손보험 오인 유도 광고 금지에 저촉될 소지가 있습니다. 하위법령 개정으로 신설된 항목이라 예전 자료만 보고 계시면 놓치기 쉽습니다.
전문가 추천 프레임. “의사가 추천하는”, “전문가 추천”. 전문가 보증으로 오인될 수 있어 심의 대상입니다.
보장·환불. 재수술 무료, 책임 보장, 전액 환불, 100% 환불. 치료 결과 보장 금지에 정면으로 걸립니다.
지역명 + 최상급. “수성구 최고”, “○○동 1위” 같은 결합입니다. 지역을 붙이면 범위가 좁아지니 괜찮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배타성·최상급 광고 금지에 그대로 걸립니다.
‘전문병원’ 명칭. 이건 표현 문제가 아니라 자격 문제입니다.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기관만 쓸 수 있습니다(의료법 제3조의5). 지정받지 않았다면 쓸 수 없습니다.
공포 조장과 자극적 도입. “방치하면 큰일 납니다”, “충격적인”, “경악”. 도입부에서 흔히 쓰는 방식인데 과장 광고로 해석됩니다.
가장 애매한 것은 “걱정 없이”다
규칙 하나를 예로 들겠습니다. **“걱정 없이”**는 문맥에 따라 판단이 갈립니다.
“수술 후 통증은 며칠 지나면 줄어듭니다. 걱정 없이 일상생활 하셔도 됩니다”는 안내입니다. 그대로 두어도 됩니다.
“걱정 없이 시술받으세요”는 위해가 없다는 인상을 줍니다. 삭제 대상입니다.
같은 단어가 뒤에 무엇이 오느냐로 갈립니다. 단어 목록으로는 잡을 수 없는 것들이고, 사람이 읽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비슷한 것으로 “무통”, “무흉터”, “제로” 같은 접두 표현이 있습니다. 통증이나 흉터가 전혀 없다는 오인을 줄 수 있어 심의 대상입니다.
걸린 뒤에 고치는 것과, 올리기 전에 거르는 것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단어 54개는 찾아서 지우면 되고, 문맥 30개는 문장을 다시 써야 합니다. 그리고 실무에서 문제가 되는 건 거의 후자입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광고를 누가 만들었든 행정처분은 의료기관 이름으로 옵니다. 대행사가 쓴 문장이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소재를 만드는 팀과 검수하는 팀을 처음부터 나눠 두고, 발행 전에 거릅니다. 자기가 쓴 문장에서 걸릴 표현을 찾아내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저희가 실제로 쓰는 검수 규칙을 정리한 것이고,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표현의 위법 여부는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판단이 어려운 문구는 심의기관이나 법률 전문가의 확인을 받으시는 편이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