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과 AI

병의원 홈페이지 500곳을 열어봤습니다. AI가 온전히 읽을 수 있는 곳은 5.7%였습니다

심평원 명부에 홈페이지를 등록한 8,716곳에서 500곳을 무작위로 뽑아 직접 열었습니다. 3곳 중 1곳은 아예 열리지 않았고, 열린 318곳 중 구조화 정보를 가진 곳은 14.8%였습니다. 다섯 가지를 다 갖춘 곳은 열여덟 곳입니다.

앞선 글에서 전국 병의원 79,562곳 중 홈페이지를 등록한 곳이 몇 곳인지 셌습니다. 지역으로도 갈라 보고, 의사 수로도, 종별로도 갈라 봤습니다. 거기까지는 **“있다 / 없다”**의 이야기였습니다.

이번에는 있는 것을 실제로 열어봤습니다.

왜 열어봤나

병원 홈페이지를 두고 하는 이야기가 대개 “만들었는가”에서 멈춥니다. 그런데 요즘 환자는 검색창에만 묻지 않습니다. AI에게 묻습니다. AI는 사람이 보는 화면을 보지 않고 문서의 구조를 읽습니다.

그래서 질문을 바꿔봤습니다. 홈페이지가 있는 것과, 그 홈페이지가 읽히는 것은 같은 말인가.

어떻게 쟀나

심평원 명부에서 홈페이지 주소가 적힌 8,716곳(전체 79,562곳의 11.0%)을 추린 뒤, 그중 500곳을 무작위로 뽑았습니다. 그리고 한 곳씩 직접 열어 다섯 가지를 확인했습니다.

무엇을왜 보나
보안 연결(HTTPS)인증서가 그 병원 도메인 것인가. 아니면 브라우저가 경고 화면을 띄웁니다
페이지 대표 제목(h1)검색엔진과 AI가 “이 페이지가 무엇에 관한 것인가”를 읽는 자리입니다
구조화 정보(JSON-LD)진료시간·주소·전화를 기계가 읽을 형식으로 알려주는 것입니다
검색결과용 설명문검색 결과에 뜨는 두 줄. 없으면 본문이 아무렇게나 잘려 나옵니다
모바일 대응 화면폭화면폭이 고정돼 있으면 휴대폰에서 축소된 PC 화면이 뜹니다

주소가 한글로 된 열세 곳(해맑은한의원.kr 같은 곳)은 저희 측정 도구가 다루지 못해 제외했습니다. 그래서 아래 숫자의 모집단은 487곳입니다.

먼저, 3분의 1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결과비율
열림31865.3%
안 열림16934.7%

그리고 안 열린 이유를 다시 셌더니, 주소 자체가 사라진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안 열린 곳에서 50곳을 뽑아 도메인이 살아 있는지 확인했더니 42곳(84%)이 도메인 조회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서버가 잠깐 죽은 게 아니라 주소가 없어진 겁니다.

명부에는 홈페이지가 적혀 있는데, 그 주소를 누르면 아무 데도 가지 않습니다.

열린 318곳은 어땠나

여기서부터가 이번 글의 본론입니다.

갖춘 것비율
검색결과용 설명문17454.7%
모바일 대응 화면폭15749.4%
보안 연결(HTTPS) 정상15548.7%
페이지 대표 제목(h1)13843.4%
구조화 정보(JSON-LD)4714.8%

가장 낮은 것이 구조화 정보입니다. 일곱 곳 중 한 곳만 갖고 있습니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 나머지 여섯 곳은 진료시간과 주소와 전화번호를 화면에 그림처럼 붙여만 뒀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읽습니다. 기계는 못 읽습니다.

다섯 가지 중 몇 개를 갖췄나

갖춘 개수비율
0개7623.9%
1개4514.2%
2개5918.6%
3개6219.5%
4개5818.2%
5개185.7%

넷 중 하나는 다섯 가지를 하나도 갖추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다 갖춘 곳은 열여덟 곳입니다.

전국으로 환산하면

표본 487곳 중 18곳이니 3.7%입니다. 홈페이지를 등록한 8,716곳에 대면 약 320곳이고, 전국 병의원 79,562곳으로 넓히면 **0.4%**입니다.

전국 병의원                    79,562곳
  └ 홈페이지 주소가 있다          8,716곳  (11.0%)
      └ 그 주소가 열린다          약 5,700곳  (65.3%)
          └ AI가 온전히 읽는다      약 320곳  (0.4%)

천 곳 중 네 곳입니다.

지역별로도 갈렸습니다

표본이 열 곳 이상인 시도만 추렸습니다.

시도표본열림비율
충청남도171482%
서울특별시17212573%
충청북도10770%
대구광역시181267%
경상남도251664%
인천광역시271763%
경기도1397655%
부산광역시331855%
대전광역시10550%

경기도는 표본이 139곳으로 두 번째로 많은데 절반을 겨우 넘깁니다. 표본이 작은 시도는 흔들릴 수 있지만, 서울과 경기의 차이는 표본이 각각 172곳·139곳이라 우연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이 숫자를 어떻게 읽어야 하나

세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홈페이지를 새로 만들 문제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위 다섯 가지 중 세 가지(대표 제목·구조화 정보·설명문)는 화면이 바뀌지 않습니다. 보이는 것은 그대로 두고 기계가 읽는 부분만 채우는 일입니다. 디자인을 갈아엎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둘째, 가장 급한 것은 주소가 살아 있는지입니다. 34.7%는 다섯 가지를 논할 단계가 아닙니다. 도메인이 만료됐거나 명부에 적힌 주소가 틀렸습니다. 심평원에 등록해 둔 그 주소를 지금 한 번 눌러보시면 됩니다. 1분이면 끝납니다.

셋째, 이 격차는 지금 벌어지고 있습니다. 열여덟 곳은 이미 갖췄습니다. AI가 병원을 답할 때 근거로 삼을 수 있는 문서가 그 열여덟 곳에는 있고 나머지에는 없습니다. 검색 순위처럼 매일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한 번 갖추면 유지되는 종류의 차이입니다.

재는 방법과 한계

  • 측정일 2026년 8월 31일. 표본은 무작위 추출이고 재현할 수 있게 시드를 고정했습니다.
  • 모집단 심평원 공개 명부의 홈페이지 등록란. 병원이 실제로 운영하는데 명부에 안 적은 경우는 잡히지 않습니다. 즉 실제 홈페이지 보유율은 11.0%보다 높을 수 있습니다.
  • 한 페이지만 봤습니다. 첫 화면 기준입니다. 하위 페이지에 구조화 정보가 있는 곳은 과소 집계됐을 수 있습니다.
  • 한글 도메인 13곳은 제외했습니다. 저희 도구의 한계이고, 병원의 문제가 아닙니다. 다만 한글 주소가 기계에게 까다롭다는 사실 자체는 참고할 만합니다.
  • 서버가 그 순간에만 응답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어, 안 열린 곳은 도메인 조회로 한 번 더 확인했습니다.

숫자는 저희가 직접 셌습니다. 다시 세실 수 있도록 방법을 위에 적어 뒀습니다.


우리 홈페이지는 몇 점인지 재보시려면

같은 다섯 가지를 주소만 넣으면 바로 재드립니다. 연락처는 받지 않고, 결과는 10초 안에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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